2024. 10. 27. 23:54ㆍ1. 나에게 좋은 책이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페트릭 브링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뉴욕의 잡지사 기자로 일하던 브링리는 그의 형 톰의 죽음으로 삶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남 부럽지 않은 직장,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그는 직장이란 환경에 점점 길들여지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런 인생속에 허무함을 느꼈던 것 같다.
생물학 박사과정 중에 있던 형 톰이 박사 논문을 마친 후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브링리는 지울 수 없는 슬픔과 정리되지 않는 인생이라는 질문앞에 길을 잃는다.
그런 그에게 어린시절 엄마를 쫓아 다녔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란 직장에 간단한 면접을 통해 들어가게 된다.
화려한 자리에서는 따분하게 흘려보냈던 시간을 미술관에서 경비원이란 지루할 수 있는 역할 속에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바라보며 온전하게 채워지는 시간을 통해 삶을 회복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비원이란 직업이 누군가에게는 하찮게 비출 수도 있고, 누군가의 신발 바닥에 붙은 껌 같은 취급을 받는 경험을 겪을 때도 있지만 작가는 그것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저 흘려 보내며 내일을 살아간다.
세상의 시선과 자극에 길들여지고 반응하는 것이 아닌, 나는 나의 길을 가며 내가 지금 해야할 일에 전념하는 것이 나의 삶을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임을 생각하는 부분이였다.
그리고, 삶의 순간순간 선택의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머리가 터지게 고민한들 그 선택이 탁월한 결과를 가져 온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작가는 새로운 구역으로 소속 구역을 결정하는 때에 화장실이 많고, 라커룸 바로 위에 있고 이 구역의 정규 감독관이 그들이 직접 팀을 선택하게 해 준다는 단순한 이유로 G구역을 선택했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운의 영역(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계획이다.)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을 때 사소한 일들이 우리의 삶을 복잡하고 어렵고 힘들게 만든다. 그때마다 단순한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임을 전하는 것 같다.
그림을 감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작가는 누군가가 모작을 그리는 과정을 바라보고 모작이 사랑스럽다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그가 원작을 보는 순간 원작의 그림은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햇살에 흠뻑 젖은 것처럼 아름다웠고, 대담하고, 편안하고, 다채롭고, 옳고, 뭐랄까, '순수 예술'보다 더 탄탄하다.라고 느끼며, 그저 깊이 흠모하며 바라보기만 한다.
위대한 그림은 경외감, 사랑 그리고 고통 같은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작가의 격렬한 애도의 끝을 애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는 그의 삶의 중심에 구멍을 냈던 상실감보다 그 구멍을 메운 잡다한 걱정거리들을 더 많이 생각한다고 말한다.
형 톰이 죽고 그는 상실감에 그 삶이 허무 했을 것이다.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그자리에는 우리 일상의 것들이 채워지고, 사소한 일들이 큰 상처의 자리를 메꾸는 것이 인생임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
작가인 브링리는 형이 죽고 5년 후 아들이 태어나고, 그 다음 2년후엔 딸이 태어난다.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그의 삶은 육아라는 소소한 일상으로 바쁘게 돌아간다. 미술관 경비원으로 넉넉한 시간, 자신의 생각으로 오로지 충만하게 보내왔던 그 시간이 이제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채 에너지가 방전되어 잠에 골아 떨어지는 소모되는 그런 시간으로 변화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순간마다 그는 충만한 생명력에 경탄한다.
그리고, "이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좋음' 그 자체이기로 하다. 그 좋음이 모든 고투를 흡수해 버린다."라고 말한다.
우리 인생은 힘듦과 아픔, 무거운 짐으로 지칠때가 많지만, 좋은 날 좋은 순간들이 고통의 시간을 버텨내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의 삶도 가볍지 않고, 어느 누구의 삶도 특별할 것이 없는 것이 인생임을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여전히 평범한 미술관 경비원으로써의 삶을 지금도 살아간다.
작가의 글을 적으며 오늘 서평을 마무리 한다.
삶이란 내가 원하는 대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세상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나의 작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내가 사는 자리에서 깊이 관찰하고 느끼고 발견하고 그저 살아내는 것임을 이책을 통해 돌아본다.
P322~323
"당신은 지금 세상의 축소판에 들어사고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비옥한 개펄에서 파리의 센강 서쪽 리브고쉬의 카페에 이르는 드넓은 땅과 그 너머 수많은 곳에서 인류는 정말이지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먼저 그 광대함 속에서 길을 잃어보십시오. 인색하고 못난 생각은 문밖에 두고 아름다움을 모아둔 저장고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작고 하찮은 먼지 조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즐기십시오.
가능하면 미술관이 조용한 아침에 오세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하고도, 심지어 경비원들하고도 말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눈을 크게 뜨고 끈기를 가지고 전체적인 존재감과 완전함뿐 아니라 상세한 디테일을 발견할 만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세요. 감각되는 것들을 묘사할 말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거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어쩌면 그 침묵과 정적 속에서 범상치 않은 것 혹인 예상치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24년 10월 27일 일요일 밤 11시 53분, 멘토링 프로젝트 6기 3주차 서평 미션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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